묻고 싶은 사람 있나요? 질문하고 싶은 사람요? 내게 질문하고 싶은 사람 있나요? 없어요? 질문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사람은 스승님께 말하세요) 농담 말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돼요. 요점이 있어야 해요. 너무 심각해지지 말고 즐겨요. 알겠어요? 갈 수 있으면 그래요, 네? (스승님,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스승님, 이 세상에 살던 어떤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좋은 일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죽어서 지옥에 가 염라대왕을 만났습니다. 염라대왕 왈, 『넌 살아 있을 때 나쁜 짓을 많이 했지만 좋은 일도 많이 했다. 그래서 벌을 주더라도 관용을 좀 내리겠다』 염라대왕은 나쁜 짓을 한 남자를 데리고 가서 지옥의 문들을 보여주며 이랬습니다. 『이제 이곳의 형벌들을 보여줄 테니 한 가지를 골라라. 네가 좋은 일도 했기에 선택할 특권을 주는 것이다. 벌은 받아야 하니까』
그래서 남자는 쭉 다니며 기름이 끓는 가마솥과 살을 벗기는 형벌 등등, 모든 걸 지켜봤고 겁을 잔뜩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리를 지났는데 많은 사람이 다리 밑에 서 있는 걸 봤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리 밑에 서 있었는데 주변은 다 오물이었고 머리만 그 위로 나와 있었죠. 남자는 그 벌을 받으면 냄새만 좀 참으면 되고 고통스럽지 않아 괜찮겠지 싶어서 염라대왕에게 말했죠. 『이 벌을 받겠습니다』 염라대왕이 알았다고 했죠. 그러자 마귀들이 남자를 아래 구덩이로 데려갔습니다. 남자가 강물로 들어가자마자 마귀들이 말했죠. 『좋아, 휴식 시간 끝. 앉아!』 네, 스승님, 끝입니다) (휴식 끝… 『앉아』) 나도 그 이야기 알아요. 이야기를 많이 알아도 때론 잊곤 하죠. 그렇죠? 들어보지 않은 건 아니죠. (네)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들이 있는데 정작 말하려고 하면 생각이 안 나죠. (네)
차가 있나요? (네) 마시고 싶으면 나가서 마시세요. (벌써 마셨습니다, 스승님) 가져와서요. 차는 어디 있나요? 저쪽에 불을 피웠는데 아무도 저리 가서 들으려고 하질 않네요? (여기 불이 더 따뜻합니다, 친애하는 스승님) (스승님, 형제자매들에게 제가 몇 마디 하겠습니다. 형제자매들이 마시고 있거나 오늘 밤에 마시게 될 차에 대해 설명하자면, 꽤 추운 밤이지만 이런 따뜻한 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주 귀한 겁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것이 왜 특별할까요? 오늘 밤, 스승님께서 직접 우려낸 차 두 병을 가져오셨는데 그걸 동료 수행자들의 컵에 따른 것입니다. 스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맛있습니다!) 이름하여 『천국의 비건와인』이죠. 띠엔흐엉(천국의 향), 띠엔흐엉 와인이에요. 무알코올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스승님) 충분해요? (네) 조금씩밖에 못 돌아가죠. (아뇨)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그래요? (네) 정말요? 얼마 안 되는데요. (맛이 좋습니다) 조금이잖아요? (사랑은 많죠) 양이 별로 안 됐는데 충분하다고요? (네)
물을 좀 섞었나요? 원래는 진했거든요. 물을 섞었어요? 안 그랬죠? (물을 섞었습니다) (물을 추가했습니다) 그랬어요? (네) 내가 맛 좀 볼게요. 너무 묽어졌네요. (맛있습니다, 스승님. 다릅니다) 세상에 너무 묽게 됐네요. (살짝 시큼한 게 맛있습니다) 세상에, 그냥 맹물이에요. 물을 『1천 리터』나 넣었군요. 물을 『1천 리터』나 넣어서 그래요. 그래서 맹탕, 맹물이에요. (향기롭습니다) 살짝 향만 날뿐이죠. 세상에, 그런데도 그렇게 광고를 했으니 내가 무안하네요. 스승이 직접 우려냈다고까지 했어요. (하지만 맛있습니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됐어요, 그래도 좀 따뜻하죠? (네) 그래요, 원래대로라면 그렇게 물을 많이 넣으면 안 돼요. 하지만 부족할까 싶어서 그들이 물을 넣었어요. (하지만 맛있습니다) 우물에 갖다 부은 셈이죠. (하지만 맛있습니다, 스승님. 정말로요!) 됐어요, 재미 삼아 마셔요. (좋습니다. 감사해요, 스승님) (스승님이 이리 배려해 주시니 저희가 스승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경 쓰지 말아요. 그래요. 됐어요. 몇 시인가요? 이제 오후 8시 좀 넘었나요? 세상에, 아직 이르군요. (네, 아직 이릅니다, 스승님) (따뜻한 차를 마셔서 훈훈합니다, 스승님) (많이 이릅니다, 스승님) 견공 이야기 아나요? (아직 모릅니다)
옛날에 아주 무자비한 왕이 살았는데 모두가 미워했어요. 왕이 일찍 죽으라고 다들 빌었어요. 근데 한 노파만이 밤낮으로 왕이 장수하기를 빌었어요. 폭군이 장수하기를 말이죠. 혹시 누가 그 폭군을 암살하려고 한다면 그 자신이 왕 대신 죽게 해달라고 했죠. 매일 그렇게 비는 걸 사람들도 다 알았어요. 폭군으로선 참 뜻밖이었죠. 『다들 내가 일찍 죽게 해달라고 빌며 미워하는데 어찌 그 노파는 나를 그리도 아끼는 것인가?』 그래서 왕이 노파를 불러서 물었어요. 통역해 주나요? 영어 하는 사람들 통역돼요? 좋아요. 거기에 그냥 앉아 있으니, 알아듣는 건지 모르겠군요.
왕이 노파를 불러 이렇게 물었어요. 『너는 어째서 내가 오래 살라고 비는 것이냐? 다른 사람들은 내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데 말이다』 노파는 말했어요. 『그건 말이죠, 전 이제 나이가 들었고 전하께서 일찍 돌아가신다고 하면 저로선 돌이킬 수 없기에…』 『뭘 돌이킬 수 없지?』 노파는 답했죠. 『왜냐하면 제가 젊었을 적에도 이 나라에 아주 끔찍하고 악한 왕이 있어서 백성들이 큰 고통을 겪었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그 포악한 왕에게서 이 나라가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었고, 그러자 그 왕은 바로 죽었습니다. 제가 빌 때마다 그대로 이루어졌죠. 그 왕은 곧 암살됐고 다른 왕이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왕은 선왕보다 훨씬 더 포악했습니다. 그래서 그 왕도 빨리 죽기를 빌었고 또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 뒤 그 왕의 뒤를 이은 다른 왕은 또 선왕보다 훨씬 더 포악했습니다. 하여 이제는 전하께서 혹여 일찍 돌아가시면 더 포악한 왕이 왕위를 잇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그래서, 신과 부처님께 폐하는 가능한 한 오래 사시도록 비는 것입니다』 이해했어요? (네)
재미있는 이야기 같지만 실은 더 깊은 의미가 있어요. 그건 바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거죠. 『운명에서 달아날 수 없다』 『화를 피하려다 더 큰 화를 당한다』 대개 우리는 때때로 달갑지 않은 상황에 처하죠. (네) 그럼 한탄하고 울부짖으며 더 나은 사람을 보내달라고 신과 부처님께 빌죠. 남편이 안 좋고 아내가 안 좋다며 더 나은 이를 보내달라고 기도하죠. 허나 다음 사람은 훨씬 더 안 좋죠, 갈수록 심해져요. 그러니 이 이야기에는 상황을 받아들이라는 교훈이 있죠. 때가 되면 모든 게 지나가고 풀릴 테니까요. 가령 일전에 난 어울락(베트남) 정부와 얘기했는데 그것도 마찬가지였어요. 그건 국민의 공동 업이기 때문이기에 누구를 탓할 수 없어요. 허나 업은 점차 사라질 거예요. 영적 수행을 하면 업이 최소화될 거예요. 다른 방도는 없어요. 이 사람을 죽이면 다른 이가 그 사람을 대신할 것이고 그들 모두를 죽인다 해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네) 허나 사람들은 대개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죠.
자, 다른 이야기도 있어요. 전에 톨스토이에 관해 해준 이야기 생각나요? (아뇨) 『전쟁과 평화』의 톨스토이는 아주 지독한 악처가 있었어요. (아직 그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스승님) 그래요? (네) 여러 번 말해줬는데 어째서 못 들었죠? (아직 못 들었습니다) 중국어 테이프에 들어 있으니 찾아서 들어보도록 해요. (중국어를 모릅니다) 그럼 중국어를 배워요. (배우고 있습니다, 스승님)
톨스토이에게는 아주 악독하게 구는 아내가 있었다고 해요. 그날 간디가 찾아와서 말했죠. 『왜입니까? 당신은 체구도 크고 힘도 세고 또 유명하지 않습니까. 한 번만 『힘』을 써도 아내를 보내버릴 수 있을 텐데, 어찌 매번 그리 괴롭히게 놔두십니까?』 톨스토이가 말했죠. 『쉿, 목소리를 낮추세요』 간디는 『어찌 그리 아내를 무서워하느냐?』며 자신이 나서겠다고 했죠. 그런 식으로 말한 거예요. 톨스토이는 말했죠. 『아내를 「없애지」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전생에서도 우린 부부였는데 지금처럼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쫓아낸 뒤 다른 여자를 구했죠. 근데 이 생에서 다시 만났고 그녀는 전보다 훨씬 더 심해졌지 뭡니까. 그러니 더는 어떻게 할 엄두가 안 납니다. 운이 없어서 다음 생에 다시 만나면 얼마나 더 악독해질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해했나요? (네, 이해했습니다) 국왕 이야기와 비슷하죠. 전생에서 생긴 업보는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에요. (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든 결과는 같겠죠. (네) 다른 반려자를 찾으면 훨씬 더 심할 수 있어요. 벗어나려고 하면 다음번에는 더 심하죠. (네)
자, 이번엔 도둑질을 배우는 이야기예요. 누가 이거 배우고 싶나요? 이건 참선 이야기예요. 사진은 그만, 됐어요. 쑥스럽네요. 송나라 때 유명한 고승이 있었어요. 이름이 법언이었는데 제자들에게 명상하는 법을 가르쳤죠. 그는 말했죠. 『내 명상법은 도둑질을 가르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가령 이 이야기에선 도둑의 아들이 나오는데 하루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버지가 노쇠해지셨으니 내가 집안을 도울 일을 해야만 해. 아버지의 일을 이어가지 못하면 도둑질 기술이라도 배워야겠다』 그런 뒤 아버지와 상의를 했고 아버지는 기뻐하며 말했죠.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가 내 일을 잇겠다면 그게 효도하는 거지』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도둑질을 하려고 한 부자의 집에 몰래 들어갔어요. 문을 따고 들어간 뒤 옷이 가득한 커다란 궤짝을 열었어요. 아버지는 아들한테 그 안에 들어가서 원하는 걸 전부 챙기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들이 궤짝 안으로 들어가자 아버지는 덮개를 닫고 잠근 뒤 나갔어요. 그러곤 문을 쾅쾅 두드리며 그 집 가족을 깨운 뒤 달아났죠. 아들은 꼼짝없이 옷궤 속에 갇히게 됐어요. 그 집 사람들이 전부 일어나 불을 켜고 사방을 뒤졌지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불을 끄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어요.
아들 도둑은 옷궤 안에서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고 전혀 이해가 안 됐죠. 『왜 아버지가 날 이런 궁지에 몰아넣으셨지?』 하지만 나중에 좋은 수가 떠올라서 쥐 소리를 내면서 손톱으로 궤짝 바닥을 긁기 시작했어요. 집주인은 쥐라고 생각해서 불을 켜고 열쇠를 가져와 옷궤를 열었어요. 열리자마자 아들 도둑은 뛰어나오며 집주인을 밀어 쓰러뜨리고 재빨리 도망쳤어요. 가족 모두가 그를 뒤쫓았고 위험에 처한 걸 깨달은 아들은 큰 돌을 들어서 우물 안으로 던졌어요. 그래서 다들 겁이 난 도둑이 우물에 빠져 죽었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그들은 돌아갔고 그를 더 찾지도 않고 쫓지도 않았어요. 아들 도둑은 조용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한테 분노했어요. 아버지는 말했죠. 『일이야 어찌 되었든, 어떻게 빠져나왔느냐?』 그래서 아들은 그 과정을 말했고 아버지는 크게 웃더니 말했어요. 『잘했다! 이제 내 일을 물려받아도 되겠구나』 시험이었던 거예요! 명상처럼 들리나요? 그런가요? 어때요? (다릅니다) 비슷하죠? 비슷해요. 약간은 그렇죠? (네) 그래요. (시험이네요) 때때로 어떤 상황에 처하면 우린 자신에 의지해야 해요. 자신의 지성을 써야지 늘 스승만 찾으면 안 돼요. (네) 다른 이에게 의지하려는 태도는 안 좋아요. (네) 도움을 청할 순 있지만 그냥 앉아서 늘 기도만 해서는 안 되죠. (네)
사진: 낙원의 꽃들, 영혼은 늘 기억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