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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를 행하라, 8부 중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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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왔을 땐‍ 홀로 명상하겠다고‍ 마음먹어야 해요. 올 수 없는 사람들은‍ 다 잊고요. 그것이 그들‍ 운명이라면 감내해야죠. 계속 터무니없는 질문을‍ 하면 여러분 마음이‍ 분산될 거예요. 그 질문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집중이 흩어지고‍ 생각이 분산돼서‍ 선 행사에 온‍ 목적을 잊게 되고요. 그럼 그들, 모두에게‍ 시간 낭비가 될 겁니다. 알겠어요?‍ […] 다음 번‍ 선 행사에 오면‍ 모든 걸 내려놔야 해요. 모든 걸요. 문밖에 다 내려놓고 와요. […] 영영 내려놓는다면‍ 더욱 좋겠죠.

참 이상하죠?‍ 어째서‍ 어울락(베트남)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땅을‍ 못 찾는 거죠?‍ 왜 그처럼 가파른 곳에‍ 텐트를 세우게‍ 했나요? 거기 있나요? (네)‍ 속이기라도 한 건가요?‍ (아니요, 그들이 게을러서‍ 그런 겁니다. 삽이 많은데도‍ 땅을 파서 평평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 그렇게 된 거군요. (각자 3㎡ 정도만 파도‍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된 거군요. 여러분이 몰라서 그런 거예요. 그게…‍ 어울락(베트남)어로‍ 『전략』이 뭐죠?‍ 『전략』입니다. 그의 전략은 이랬어요. 방금 밝혀졌네요. 큰 언니가 통역해 줄게요.

그는 이랬죠. 『세상에!‍ 어울락(베트남)인들이‍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삽과 괭이를 준비해놨는데‍ 다들 땅을 안 파려 했죠』‍ 그의 계획은‍ 사람들이 선칠 행사에‍ 오면 각자 자기 구역을‍ 직접 파게 하는 거였어요. 그럼 땅을 평평하게 하려고‍ 외부인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니 돈이 절약되죠. 어째서 여러분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나요?‍ 언어가 다르다는‍ 핑계를 대면서요?‍ 삽과 괭이가 보이면‍ 말 안 해도 알아야죠. 그가 말했어요. 『삽과 곡괭이가 곳곳에‍ 있는데도 아무도‍ 텐트를 칠 땅을 평평하게‍ 고르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다리가 들린 상태로‍ 자는 걸 선택했죠!』‍ 그게 아니고‍ 어울락(베트남)인들은 그게‍ 더 좋은 거예요, 그렇죠?‍ 그들은 늘 모순적으로‍ 행동해요. 그러니 잠도‍ 거꾸로 자는 거죠!‍ 근데 잘 수 있나요?‍ (네, 잘 잡니다)‍ 다른 사람 텐트로‍ 굴러가겠군요. (네)‍ 그럼 서로 받쳐주고요.

삽과 괭이가 있어요. 있나요?‍ 없나요?‍ (네, 있습니다)‍ 있지만 만지는 게‍ 싫은 거죠?‍ 맙소사!‍ 우리 어울락(베트남)인들은‍ 『상류층』이라서‍ 땅은 안 파요. 어울락(베트남)에서‍ 이미 일을 많이 해서‍ 너무 피곤한 거죠?‍ 쉬기 위해 왔으니까요. 자면서 명상하려고요. 자면서 명상하려고 왔는데‍ 왜 일을 해야겠어요?‍ 그는 어울락(베트남)어를‍ 못 하니‍ 그냥 서서 손으로만‍ 가리키고 갔죠. 우리도 거기 서서‍ 바라만 보다가 그냥 갔고요. 그러니 감내해야죠. 이제 이삼일 밖에‍ 안 남았으니‍ 잘 버티면서 자도록 해요. 지금 땅을 파면‍ 내일 텐트를 접고‍ 집에 가야 하니‍ 헛수고가 될 테니까요. 나중에 남들이 와서 지내면‍ 여러분은 얻는 게 없죠.

몇 달 전에야 이 산을‍ 구입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작업을 했어요. 와서 봐도 잘 모르겠죠. 전에는 어땠는지‍ 못 봤으니까요. 어제 큰 언니가 우리‍ 땅을 둘러보러 갔는데‍ 맙소사, 올라가는 길은‍ 훨씬 더 끔찍했어요. 무슨 길이 그런지, 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죠. 길은 아주 좁았는데‍ 움푹 꺼진 곳은 이렇게나‍ 컸어요. 조심하지 않으면‍ 차도 빠질 것 같았죠!‍ 여러분이 여기 왔을 때‍ 본 큰 길은‍ 우리가 막 낸 길이에요. 전에는 길이 없었어요. 이 사바세계에서‍ 머물기 좋은 곳을‍ 어떻게 찾겠어요. 그런 곳으로 만들려면‍ 힘들게 일을 해야 해요.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장소를 원하면‍ 엄청난 돈을‍ 써야 할 겁니다. 빅시스터가 돈을‍ 좀 주기도 했어요. 그들은 내 가방도 파서‍ 돈을 가져갔죠. 근데 이 정도예요. 그들은 우리가 딸기밭에서 지내게 했어요. 딸기 모양의 등도‍ 몇 개 달았더군요. 우리가 나무나 풀이라도‍ 되는 것처럼요.

이 세상에는 규정도 많고‍ 규제도 많아서‍ 원하는 대로만은 못 해요. 어렵죠. 빅시스터가 이미 말했죠. 그 규정은 맹목적이에요. 우린 나쁜 짓을 안 하지만‍ 그들은 온갖 걸‍ 금하잖아요. 우리가 나쁜 일을 하고‍ 경관을 해치거나‍ 한 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을 훼손하거나‍ 그러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면 처벌해도 되죠. 우린 해로운 일을 안 하고‍ 어딜 가든 사람들에게‍ 늘 좋은 일만 해요. 어디에서든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죠. 그럼에도 규정을 따지며‍ 그렇게 하고 싶으면‍ 허가를 받으라고 하죠. 허가를 신청하면‍ 수개월에서 일 년이‍ 소요될 수도 있고요. 또 허가가 나서 우리가‍ 일을 다 해놓으면‍ 다른 이유를 대면서‍ 다시 쫓아낼 겁니다. 빅시스터도 이제 지쳤어요. 칭하이 이모도 지쳤어요!‍

무슨 사원이 이런가요. 천막으로 지었죠. 게다가 새 천막도 아니고‍ 곳곳에 구멍이 났죠!‍ 이곳은 딸기를‍ 재배하던 곳이에요. 배추를 키우고‍ 딸기를 키우죠. 우린 성인을 키우고요!‍ 괜찮아요, 그냥 참으세요. 며칠만 거꾸로 자요. 집에 돌아가면‍ 똑바로 잘 수 있죠. 이젠 선 행사에 올‍ 엄두가 안 나겠군요?‍ (아뇨, 그래도 옵니다)‍ 오면 그렇게 다리가‍ 허공에 뜰 텐데요. (그럼 한국을‍ 더 못 잊겠죠) 네?‍ (한국을 더 못 잊는다고요)‍ 어떻게 잔다고요? (그렇게‍ 거꾸로 자면 한국을‍ 더욱 잊지 못할 겁니다)‍ 한국을 못 잊는다고요.

왜 땅을 파서‍ 평평하게 안 하나요?‍ (일단 파면‍ 많이 파야 합니다, 스승님.‍ 텐트 칠 정도로만 파면‍ 비가 오면 고일 겁니다)‍ 글쎄요. 어떻게 들어오죠?‍ 텐트가 이런 상태라면‍ 물이 들어오더라도‍ 흘러내려갈 거예요. 땅을 팔 때 주변에‍ 물길을 내줘야 하죠. (하지만 저희는 이 산에‍ 기어올라왔고 지쳐서‍ 땅을 팔 힘이 없었습니다)‍ 산에 기어올라와서‍ 땅을 팔 힘이 없었어요?‍ 왜 힘들게 기어올라왔죠?‍ 이 산은 절벽처럼‍ 직각인데‍ 어떻게 기어올라왔죠?‍ 이 산은 이런데 어떻게‍ 기어올라와요. 말도 안 돼요!‍ 지쳤다고요?‍ 산에 올라오느라고‍ 모두 지쳤다는 거죠?‍ 집에서는 차를 타고‍ 다니는 데 익숙해서‍ 그렇죠? (네)‍ 아, 나도 알죠.

이 형제는 그런 상황을‍ 몰랐어요. 그는 매일 산에 올랐죠. 그래서 사람들이 집에서‍ 차 타고 다닌 걸 몰라요. 빅시스터가 처음‍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죠. 난 차를 타고 그는 뛰었죠. 그는 뛰면서 호법들과‍ 함께 따라왔어요. 그걸 보고 난 마음이 좋지‍ 않아서 『안 돼요. 뛰지 말아요. 아니면 차에 타고‍ 함께 가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이러더군요. 『아,‍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오기 전에는‍ 산을 수백 번‍ 오르내렸다고 하더군요. (네)‍ 그렇게 오르내려서‍ 익숙해진 거예요. 무엇이든 연습하면‍ 익숙해져요. 사실 말로는 쉽죠. 하지만 산에 오르는 게‍ 익숙지 않으면‍ 힘이 들 겁니다.

내려가서 식사하고‍ 다시 올라와보면‍ 벌써 배가 꺼져 있죠. 작은 컵에 담아 먹으니‍ 이미 다 소화됐죠. (네)‍ 텐트로 돌아갈 때도‍ 컵에 음식을 담아‍ 가도록 해요. (네)‍ 식사하러 내려와서 먹고‍ 올라갈 때도 담아 가세요. 올라가면 다시‍ 배고파질 테니까요. 음식은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한국 비건 음식이‍ 먹을 만해요?‍ (네, 맛있습니다)‍ 네, 중국인들은 재미있어요. 어제는 빅시스터에게‍ 음식을 가져왔는데‍ 삶은 채소와 함께…‍ 그게 뭐죠?‍ 어울락(베트남)어로‍ 소스가 뭐죠?‍ 잊었어요. 간장?‍ 샐러드에‍ 부어 먹는 소스요. 샐러드에 부어 먹기엔‍ 좀 걸쭉하게‍ 소스를 만들었더군요. 빅시스터가 물었죠. 『아‍, 이건 무엇하고 먹나요?』‍ 사과 소스 같아서‍ 사과로 만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난 물었죠. 『그게 뭐죠?』‍ 디저트인 줄 알았어요. 빅시스터가 물었죠. 『이건 어떤 것과 먹나요?‍ 디저트인가요?』‍ 그러자, 『아닙니다. 이건 삶은 채소를 찍어‍ 먹는 소스입니다』 했죠. 채소 요리 옆에 있으니‍ 채소 요리와 함께‍ 먹는 거라고 한 거예요. 삶은 채소를‍ 찍어 먹는 거라고요.

빅시스터가 말했죠. 『아,‍ 이런 삶은 채소는 늘‍ 대만(포모사)에서 먹었는데‍ 찍어 먹는 소스가‍ 있는 건 처음 보네요』‍ 그러자 그 대만(포모사) 자매가 이랬죠. 『아,‍ 이건 한국인들이‍ 만들었을 겁니다. 한국식으로요』‍ 빅시스터가 말했죠. 『한국?‍ 이 채소 요리는 분명‍ 대만(포모사)식인데요』‍ 그녀는 말했죠. 『근데‍ 주방의 한국 자매 때문에‍ 다 뒤죽박죽이 됐어요』‍ 빅시스터가 물었죠. 『참 이상하군요!‍ 이건 그게 아니에요』‍ 그때 다른 자매가 와서‍ 말했죠. 『아닙니다, 스승님‍. 이건 샐러드용입니다』‍ 늘 한국 사람을 탓하죠. 난 말했어요. 『모르면‍ 모른다고 해요』‍ 잘 모르면서 한국인이‍ 잘못 요리했다고 탓했죠. 먹는 걸로도‍ 배울 게 참 많죠?‍ (네)‍ 그래요, 부처, 신이‍ 되는 건 말할 것도 없죠!‍

그래서 지난 며칠 사이‍ 명상하면서 진보가‍ 있었나요?‍ (네, 있었습니다)‍ 저 중국 형제처럼‍ 진보했나요?‍ 그래요? (네, 그렇습니다)‍ 적어도 진보했군요. 그래서 더는‍ 입을 열지 않았군요. 빅시스터가 사흘간‍ 산에 오르게 하고‍ 사흘 더 명상하게 했더니‍ 이제 질문도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렇죠?‍ 너무 지쳐서요!‍ 그래서 빅시스터가 늘‍ 선칠 행사를 하는 거죠. 그러면 여러분이 지쳐서‍ 터무니없는 말이나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요. 자, 질문 안 할 건가요?‍ (네)‍ 정말로요? (네, 정말입니다)‍ 질문 안 해요? 좋아요. 그럼 가서 명상해요. 명상합시다. 오디오 팀, 통역이 있나요? (네)‍ 통역 없어요? (있습니다)‍ 전혀 못 알아들었어요?‍ 어쩐지‍ 난 말을 많이 하는데도‍ 무표정하게 있더군요.

여기 왔을 땐‍ 홀로 명상하겠다고‍ 마음먹어야 해요. 올 수 없는 사람들은‍ 다 잊고요. 그것이 그들‍ 운명이라면 감내해야죠. 계속 터무니없는 질문을‍ 하면 여러분 마음이‍ 분산될 거예요. 그 질문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집중이 흩어지고‍ 생각이 분산돼서‍ 선 행사에 온‍ 목적을 잊게 되고요. 그럼 그들, 모두에게‍ 시간 낭비가 될 겁니다. 알겠어요?‍ 그들은 여기 오기‍ 힘들었어요. 숨이 차도록‍ 산을 올라야 했죠. 다리가 허공에 들린 채로‍ 잠을 자야 했고요. 그런데도 이런저런 사람을‍ 대신해 질문하다니요. 명심하세요. 알겠죠? (네)‍ 다음 번‍ 선 행사에 오면‍ 모든 걸 내려놔야 해요. 모든 걸요. 문밖에 다 내려놓고 와요. 집에 갈 때‍ 다시 가져가고요. 그게 그립다면요. 영영 내려놓는다면‍ 더욱 좋겠죠. 좋아요, 명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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